일본 파칭코 문화
일본 파칭코 문화
파칭코는 도박이 아닌 일상
일본에서는 빠친코, 파치슬롯은 이미 도박이 아니다.
중독성이 강하고, 1만엔쯤은 10분도 안 되어서 사라져 버린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도박임이 틀림없지만, 도박이라는 단어 자체가 가지는 불건전하고 음습한 이미지를 빠친코에서 찾기란 힘들다.
도회지 역에 내리면 반드시 공개된 장소에 빠친코는 존재한다.
가장 전성기라 불렸던 90년대 초중반 일본의 빠친코 가게는 약 3만 개까지 이르렀고, 이때는 빠친코만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속칭 ‘프로’들도 1만 명 정도에 달했다.
전성기를 지난 지금은 과거의 활기를 찾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30조엔 규모의 산업으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유수의 게임업체인 세가사미, 남코, 플레이모어등도 빠칭코 메이커로서 참여하고 있으며, 프라이드, K-1 등의 격투기 이벤트에도 빠칭코 메이커나 홍보회사들이 메인스폰서를 담당하는 경우도 흔하게 볼 수 있다.
올해 일본 복싱계를 살릴 구세주라고 평가받고 있는 카메다 3형제의 공식 스폰서 역시 ‘쿄라쿠’라는 빠친코 메이커로서 이 메이커는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모티브로 한 ‘빠친코 후유노 소나타’를 제작해 20만대 판매라는 메가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80~90년대 일본 만화계를 평정했던 북두의 권, 오레노소라, 샐러리맨 킨타로등은 물론 애니메이션 야마토 등도 이미 빠친코 기계로 소개되어 현역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즉, 일본에서는 빠친코는 도박이라기보다 ‘전 국민의 성인오락장’이라는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1. 어디에 가도 있는 전 국민의 성인오락장, 빠친코
한국에서 요즘 사회문제가 되는 <바다이야기>의 원조가 되는 일본의 ‘우미모노가타리’는 누계 200만대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 일본 빠친코를 대표하는 기계이다.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가진 물고기들이 화면을 가로질러 헤엄(?)을 치다가 같은 숫자, 이를테면 7의 백색고래가 위로부터 일치해서 777이 나열되면 속칭 ‘아타리(당첨)’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구슬이 약 2분간 쏟아져 나와 한 박스(약 6천 엔 정도) 가득 차게 된다.
보통 1, 3, 5, 7, 9등의 기수 숫자가 당첨되면 확률변동이라고 일컬어지는 보너스 게임에 돌입하게 되며, 반드시 또 한 번의 당첨을 보장받게 된다. 즉, 기수 숫자가 계속 연속으로 맞게 되면 한번에 몇만엔 정도는 쉽게 벌 수 있게 되는 시스템인 셈이다.
파친코의 경우 최근 규제가 완화되어 사행성이 강한 도박적 요소가 많이 가미되어 사회적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파칭코에 중독된 가정주부가 자동차에 어린이를 놓아둔 채 빠친코를 하다가 아이가 숨진 채로 발견되었다거나, 빠친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리거나 강도 행위를 했다는 뉴스도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다.
2. 심각한 사회문제화-파칭코 자금 마련하려 강도 행위
도쿄의 경우 지난 6월 빠친코 등 유기 오락에 관한 규제 법률을 개정해 영업시간을 기존의 13시간, 14시간에서 12시간 45분으로 축소하는 일괄개정안을 통과시키고, 불법기판에 대한 단속 활동을 강화하는 등 일제 단속을 벌이고 있으나 실질적인 효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저널리스트 테라사와 유는 “효과를 못 거두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 이유에 대해 그는 “경찰 간부 그만두고 보통 낙하산 인사, 전관예우로 들어가는 코스 중에 전국유기협회의 간부직이 있다”면서 “일선 경찰들이 대선배가 재직하고 있는 협회를 까발리거나 조사하는 것은 거의 무리”라고 말한다.
그렇지만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은 또 다르다.
파치슬롯 프로 생활을 17년째 하는 아오야마 유시도(가명, 42살, 신주쿠 거주) 는 슬롯머신 생활만으로 연 수입 700만 엔을 올리고 있는 속칭 ‘파치 프로’인데, 그는 이렇게 말한다.
“단속이 세지든지 없어지든지 우리 생활에는 변함이 없어요.
슬롯머신에 대한 규제가 강해지면 빠친코 규제는 완화되고, 또 시간이 지나면 그 반대가 되고,계속 그런 반복이죠. 경찰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강제적으로 무슨 법적인 집행을 해서 빠친코를 없앤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거고.”
3. 단속-할 테면 해보라고 해
그는 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행복했었다고 덧붙인다.
“쥬오, 밀리온 곳도, 알라딘, 샐러리맨 킨타로가 전성기였던 그때는 하루하루가 흥분의 연속이었어요.
하루에 50만엔 수입도 사정거리에 있었는데, 요즘 파치슬롯에서 그런 수입을 얻기엔 힘들다. 5호기 시대니까.”
일본의 빠친코 역사는 보통 30년이라고 말한다.
애초에 라스베이거스에서 본딴 구슬 입력형 빠친코와 코인 입력형 파치슬롯이 처음 세상에 모습을 나타내었을 때 1호기라고 불렀다.
그것이 지금은 진화를 거듭해 5호기의 시대를 맞이했는데, 5호기라는 것은 ‘저투자 저수입’으로 적은 돈으로도 긴 시간 동안 놀 수 있게끔 하는 기계를 의미한다.
5호기 시대를 열어젖힌 기계가 그 유명한 애니메이션 신세기 에반게리온을 모티브로 한 파치슬롯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다.
아오야마씨는 이런 5호기의 등장을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고 설명한다.
“슬롯은 빠친코에 비해 도박이라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 이미지에 대해 정부당국의 지도와 메이커자체의 자율규제가 들어간 것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는 각자 결정하면 됩니다.
빠친코로 옮길 것인지, 아니면 아예 파치프로 생활을 관둘 것인지.”
그러면서 결국 할 줄 아는 것이 슬롯밖에 없기 때문에 가혹한 5호기 시대가 되어도 계속 파치슬롯 프로의 생활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그래도 결국 돈놓고 돈먹기, 즉 도박인데 어떻게 계속 그런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이 궁금함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한다.
4. 도박은 절대적으로 가게가 먹는 게임
“도박은 절대적으로 주최자(가게)가 먹는 게임을 의미합니다.
경마, 경륜, 카지노 등은 보통 승률이 50% 전후라고 하는데, 슬롯은 그렇지 않아요. 6단계로 세분화되어 있는 기계의 설정 가운데 가장 주최측에 유리한 ‘설정1’조차 슬롯머신의 경우에는 보통 메달 방출률이 90%정도이죠. 다른 도박에 비한다면 엄청나게 승률이 높은 셈입니다.”
도박이 아니라고 단정은 짓지 않지만, 그래도 다른 도박에 비해 건전한 도박이라고, 그는 말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의 하루일과를 들어보면 보통의 일반인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하다.
파치프로의 생활은 결국 기계의 가장 좋은 설정인 설정6(메달방출률 108~112% 정도)을 어떻게 하면 하루종일 돌릴 수 있을까에 좌우된다고 한다.
그 설정 6의 자리에 앉기 위해, 매일 밤 가게가 파할 10시 50분경 그는 가게의 모든 기계의 데이터를 메모하고, 다른 라이벌들에게 그 자리를 뺏기지 않기 위해 아침 7시부터 줄을 선다고 한다.
그 자리에 앉으면 13시간동안 쉴새없이 돌린다.
담배는 하루에 두갑피고, 11시 이후에 끼니를 해결한다.
이런 생활이 무려 17년째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그의 경우엔 그래도 따고 있으니까 뭐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사람들은 절대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따는 사람만 있다면 가게가 유지될 수 없으니까.
미타카 역에서 도보 1분거리의 파치슬롯 전문점의 점장을 맡고 있는 아오키(25)는 “우리 가게의 경우엔 설정도 잘 넣고 우량점이라고 소문이 났지만, 역시 90%정도의 환급을 유지하려고 한다”고 말한다.
슬롯머신이 하루종일 가동된다고 볼 때 한대당 보통 10만엔 전후의 자금이 소요되는데 이 가게의 경우 슬롯머신이 150대가 있으므로 하루에 평균 1500만엔대의 매상고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중 10% 정도의 수입을 가게측이 일정하게 유지한다고 하면 하루 순수익은 150만엔이 되는 것이다.
도박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오키는 “보통 도박이라면 한탕주의를 많이 떠올리는데 일본의 빠친코는 한탕주의는 아니기 때문에 도박성은 있지만 도박은 아니라는 애매한 답변밖에 할 수 없다”고 웃으며 말한다.
[출처:오마이뉴스]
기사을 보면 일본 파칭코 문화가 어떤지 잘 나와 있습니다.
파칭코,파친코,빠칭코등 억양에 따라 각각 다르게 불리우기 하듯이 파칭코 문화에 대한 생각도 어떤 마음으로 받아 드리느냐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도박에서 오락의 넓은 테두리안 있는 파칭코을 즐기시길 바랍니다.